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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리뷰

알든 987 코도반 페니로퍼: 고통과 환희의 착화기

by 스타일매니저 놀아 2025. 5. 7.
구두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은 결국 알든의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특히 코도반 가죽으로 만든 페니로퍼는 한 번쯤 신어보고 싶은 꿈의 아이템이죠. 하지만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과연 투자할 가치가 있을지, 내 발에 맞을지 고민되시죠?
 
저 역시 고민하던 중 ebay에 올라온 어느 셀러의 페니로퍼를 보고 결국 지르고 말았죠. 하지만 6개월동안 알든 987 페니로퍼와의 힘 겨루기(?) 시작됐죠. 지금, 그 고통과 환희의 과정을 솔직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은 알든 987의 특징부터 사이즈 선택, 실제 착화감까지 미리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알든 페니로퍼 솔직 리뷰
알든 페니로퍼 솔직 리뷰

알든 987 페니로퍼 특징과 매력

알든 987 페니로퍼는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프리미엄 로퍼입니다. 호윈(Horween) 탠너리의 쉘 코도반 가죽을 사용하는 거 알고 계시죠?
 
이 가죽은 특이하게 말의 엉덩이 부분에서 추출한 특별한 소재로 6개월 이상의 복잡한 태닝 과정을 거칩니다. 이런 공정 때문에 희소성이 높고 가격도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죠.
 
987 모델의 가장 큰 매력은 손바느질된 모카신 토(Toe)입니다. 토와 발가락 넣는 부분에 볼륨감 있는 바늘땀 장식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기계 스티치와는 다른 입체감을 보여주죠. 직접 보시죠.
 

알든 페니로퍼 987
알든 페니로퍼 987


또한 360도 굿이어 웰트 구조와 오크 태닝된 싱글 레더 아웃솔, 스틸 샹크 아치 서포트가 적용되어 내구성 역시 좋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코도반 가죽의 특성입니다. 코도반은 더 이상 설명 안 드릴게요. ㅎㅎ

그런데 947달러(한화 약 130만원)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죠. 그래서 선택도 신중하게 되죠. 색상은 두가지로 나왔습니다.

어떤 색을 선택할지 알아 볼까요?

 

블랙 vs 버건디, 987 색상 비교

알든 페니로퍼를 고를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색상 선택입니다. 987(블랙)과 986(컬러 8 버건디)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입니다. 두 모델의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하면 선택이 한결 쉬워지겠죠.
 
블랙 쉘 코도반(987)은 클래식하고 포멀한 느낌이 강합니다. 정장에 매치하기 좋고, 어떤 옷에도 무난하게 어울립니다. 특히 비즈니스 캐주얼부터 포멀 한 자리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어 첫 코도반으로 추천합니다.
 
블랙 쉘은 광택이 있지만 컬러 8에 비해 다소 플랫하게 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반면 컬러 8(986)은 알든의 시그니처 색상으로, 깊은 버건디 색상에 보랏빛이 감돕니다. 

이런 버건디 색깔도 이쁘지 않나요. ㅎ
알든 페니로퍼 986
알든 페니로퍼 986


알든은 특유의 코팅 처리를 통해 색상을 균일하게 만들어 더 풍부한 색감을 제공합니다. 캐주얼한 느낌이 더 강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햇빛에 노출되어 더 밝은 색조로 변화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블랙은 관리가 더 쉽고 스크래치나 얼룩이 덜 눈에 띕니다. 컬러 8은 더 독특하고 멋스러운 에이징을 보여주지만,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결국 선택은 여러분이 하시겠죠. 저는 결국 블랙을 선택했지만요.

📍색상 선택 포인트

  • 블랙(987): 포멀, 비즈니스 환경, 관리 용이
  • 컬러 8(986): 캐주얼, 독특한 에이징, 알든의 아이덴티티

 

알든 987 사이즈 선택 가이드

알든 987은 반(Van) 라스트로 제작되며, 일반적으로 크게 나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한 사이즈 선택은 구매 전 가장 중요한 과정이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알든 공식 판매처들은 반 라스트가 크게 제작되어 일반 사이즈보다 0.5 사이즈 작게 구매할 것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과 여러 리뷰를 종합해 보면, 발 형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 알든 페니로퍼 사이즈 가이드

  1. 일반적인 발: 브래넉 사이즈에서 0.5 사이즈 다운
  2. 넓은 발: 브래넉 사이즈 유지하되 넓은 폭(E 또는 EE) 선택
  3. 좁은 발: 브래넉 사이즈에서 1 사이즈 다운
  4. 발등이 높은 발: 추천하기 쉽지 않음

알든 987 사이즈 선택 통계
알든 987 사이즈 선택 통계

 
반 라스트는 발가락부터 발등이 낮게 설계되어 있어 슬림하고 세련된 모양이죠. 하지만 이런 특성 때문에 발등이 높은 발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초기 착용감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로퍼는 부츠와 달리 끈으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사이즈 선택이 더욱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직접 방문하여 시착해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불가능하다면 반드시 상세한 사이즈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알든 987 착화감 솔직 후기

넓은 발을 가진 저에게 알든 987과의 만남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브래넉 8.5D 사이즈인 저는 많은 조언에 따라 8D를 구매했고, 첫 착용 시 발등 부분은 압박이 심하고 뒤꿈치가 들리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걸을 때마다 신발이 벗겨질 정도였죠.
 
포기하고 싶었지만, 우선 발등 부분을 늘려주기 위해 제골기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깔창을 덧대 주었죠. 이렇게 하니 뒤꿈치 슬립이 줄어들었고,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어느 정도 편안하게 신을 수 있었습니다.
 

알든 코도반 페니로퍼알든 코도반 페니로퍼
알든 코도반 페니로퍼

 

약 반년의 적응 기간 후, 가죽이 제 발 모양에 맞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완벽하게 편한 신발은 아니라고 할까요. 코도반 가죽의 특성상 일반 가죽보다 브레이킹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만큼 잘맞는 신발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죠.
 
주의할 점은 초기 불편함을 견디는 과정에서 발에 물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뒤꿈치에 밴드를 붙이고, 짧은 시간부터 시작해 점차 착용 시간을 늘려갔습니다. 개인적으로 발등 높으신 분들 반라스트는 접근 금지입니다. ㅎㅎ
 

버건디색 구두의 매력

 

마치며, 고통을 넘어선 동반자

알든 987 페니로퍼는 분명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높은 가격, 초기 불편함, 까다로운 사이즈 선택 등 여러 장벽이 있습니다.
 
하지만 발등이 낮으신 분들은 블랙 코도반의 깊은 광택과 견고함은 다른 구두에서 찾기 어려운 매력입니다. 또한 알든의 리솔 서비스를 통해 아웃솔이 마모되면 교체할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소비의 좋은 예이기도 합니다.